라이다, 레이더에 인공지능까지...미래 기술로 미국 문 두드린 기술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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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 레이더에 인공지능까지...미래 기술로 미국 문 두드린 기술 스타트업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SF 현장입니다. 여기 한국의 라이다(Lidar) 소프트웨어 기업이 있는데요, 어떤 곳인지 들어볼까요?"

"일본에 돌아가서 본사 팀과 상의하고 바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로 연락하면 되는거죠?"

 지난 10월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엑스포 홀 입구 좌측전면에 부스를 차린 퓨처플레이 파빌리온에는 행사 마지막 날까지 보석을 발견해 보려는 투자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쉼없이 이어졌다. 미국 IT 미디어 테크크런치의 '디스럽트 SF(Disrupt SF)' 엑스포 현장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국가별로 지원을 받아 공간을 차린 것과 별개로 퓨처플레이는 테크크런치의 초청을 받아 전시를 하게 됐다. 300만 달러 이하로 투자받은 초기 스타트업 8개사의 공간이 마련된 것. 3일의 엑스포 중 마지막날 둘째날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자 오후4시50분 부스를 철거해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문자들이 이어졌다. 오전에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가 기업들을 둘러보고 간 데 이어 여러 잠재 고객사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아서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받은 곳은 '서울 로보틱스(seoul robotics)'다. 라이다를 통해 반경 150미터 내에서 움직이는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트랙킹도 할 수 있는 모습이 대형 TV화면에 실시간으로 시연됐다. 화면을 보고는 발길을 멈추고 기술의 내용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후4시50분 이제 그만 부스를 치우셔야 된다고 진행요원이 안내할 때까지도 일본 기업 관계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라이다(Lidar)는 차량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중 한 부품이다. 서울 로보틱스는 라이다 센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라이다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한빈 CEO는 "라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서울 로보틱스의 기술이 선도적"이라며 "라이다는 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공장 안전관리, 방법·보안 등 영역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 전 한국을 떠날때 1000장의 명함을 가지고 시작해 유럽과 미국등을 돌았는데 이날 1000장의 명함을 결국 모두 썼다고 얘기했다. 2017년8월 창업한 서울 로보틱스는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과도 사업을 진행중이다.


베네딕트 캠버비치의 목소리를 영화 '테이큰'의 리암 니슨 대사 장면에 맞춰 구현해 보여준 휴멜로(humelo)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헤드셋을 쓰고 실제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기 위한 줄이 계속 생겨 데모 시연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번 주변을 맴돌아야 했다. 휴멜로는 인공지능(AI) 딥 러닝을 통해 배우나 가수, 성우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처음 입력하는 대사나 텍스트에도 같은 목소리를 원하는 감정까지 반영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특장점이다. 영화 장면에 맞춰 다른 배우의 목소리를 덮어씌우는 것도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영어로 원하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베네딕트 캠버비치의 목소리가 대사에 맞춰 나오고, 감정의 강도(피치와 듀레이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시연됐다. 소프트웨어 하나로 원하는 목소리 생성에서부터 디테일한 조절까지 가능한 셈이다. CFO를 맡은 전진호 씨는 "한국 K-Pop 스타들과 계약을 맺어 그들의 목소리를 팬들에게 커스터마이즈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며 "제3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까지 완성도가 높아지면 게임의 모든 NPC 캐릭터들이 목소리를 가지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부스에는 미국의 비디오게임 회사 관계자도 사전미팅을 잡고 방문해 명함을 교환하고 있었다.


고성능 4D 이미지 레이더 등 제품을 시연한 비트센싱(bitsensing)도 놀라운 기술들을 선보였다. 레이더는 눈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데모 현장에는 레이더를 통해 바로 앞의 사람을 인식하고 심박수와 호흡을 인식하는 기술(60GHz Compact Radar)이 시연됐다. 이를 이용하면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환자가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거나 하는 경우도 모두 감지할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서 아기가 가만히 앉은 채로 고온 등에 노출되는 경우, 기존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로는 감지가 불가능하지만 비트센싱 센서를 이용하면 감지가 가능하다. 교통 감지 레이더(24GHz Traffic Radar)도 핵심 제품이다. 세종시와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여러 스마트시티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후년에는 자율주행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79GHz 4D Imaging Radar)을 미국 라스베가스 CES에서 시연할 계획이다.


고객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익명화와 데이터 분석기술을 내놓은 기업도 있었다.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의 익명화 기술을 개발한 딥핑소스(deeping source)가 그 주인공이다. 딥핑소스는 백화점이나 병원 등에서 촬영된 영상데이터의 얼굴을 AI로 분쇄해 익명화하되, 기업들이 분석할 수 있도록 특성들만을 남겨놓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안카메라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이 기술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외에도 고객 영상 데이터 활용에 관심을 가진 여러 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미국에 사무실을 둔 회사들의 시연에도 관심이 많았다.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미국 사무소를 둔 모션투에이아이(Motion2AI)가 그 주인공이다. CJ로지스틱스에 이어 미국의 DSC 로지스틱스와도 파트너 관계를 맺은 모션투에이아이는 물류창고 운영에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을 접목한 서비스를 시연했다.

게임화면을 보듯 창고 선반들과 근무자들의 차량 이동이 화면에 한번에 보이고, 차량세선에서 포착되는 화면들도 공유되는 시스템이다. 차량마다 센서를 하나 사서 다는 것만으로 시스템이 구현가능하도록 한 제품이 마지막 완성단계에 왔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크로커스 에너지(crocus energy)도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효율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 10년 후 세상에서 꼭 필요할 기술들을 글로벌에 통하는 수준으로 개발한 회사들"이라며 "테크크런치 초청으로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같은 기술기업들의 노력이 인정받은 예"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승윤 기자